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예술은 대중으로부터 멀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이 창의력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예술은, 창작자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양식이다. 글로 표현하면 문학이 되고, 소리로 표현하면 음악, 색과 형태로 표현하면 미술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그 표현의 성립이다. 예컨대 '내 마음은 호수'라는 예시를 돌이켜 보면, 작자의 마음이라는 복잡미묘한 무언가가 '호수'라는 이해 가능한 대상으로 수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알 수 없는 것을, 표현자와 수용자가 다 아는 것으로 전환시켜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한다. 그것이 예술의 성립이다.
따라서 예술적 사고란, 아무 상관도 없는 사물들 간의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능력이며, 그것은 수많은 지구 위의 일상다반사를 지점토로 만드는 마법이라 할 수 있다(표현력은 논외로 하겠다). 이 마법은 예술 안에서만 머무르는 환상이 아니다. 케쿨레는 뱀이 자신의 꼬리를 물고 빙글빙글 도는 영상을 꿈 속에서 보고, 그것을 벤젠의 구조식으로 바꾸었다. 이것이 예술적 사고, 다시 말해 창의력이 아니겠는가?
물론 위대한 창의력은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 중에는, 정말 그럴 만한 것들이 있다. 세상엔 아무 단서도 없이 던져진 퍼즐들이 종종 있다. 그것이 퍼즐임을 인식하는 것 조차 힘든, 그런 퍼즐들 말이다. 고독이야 천만 솔로부대의 슬로건이지만, 그걸 지독한 광기의 화폭으로 담을 수 있는 것은 고흐 뿐이다. 이런 퍼즐들을 해결하는 것은 천재들의 영역이며, 혹은 신의 영역이다. 우리는 대체 어찌해야 하는가?
간단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창의력을 가지면 된다. 그리고 사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창의력은 대개 그정도면 충분한 것이다. 시대를 앞서가는 능력은 얻기도 쉽지 않지만, 가지고 있어도 관리가 쉽지 않다. 어느 정도의 능력만 있어도, 우리는 이 세상에 기여하는 이유있는 구성원이 될 수 있다. 그 정도의 창의력이라면 얻는게 그리 힘들지만도 않다.
마음이야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호수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나 저 표현을 안다. 왜? 배웠으니까. 교과서를 읽었으니까. 수업시간에 졸지 않았으니까. 배움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사한다. 비교적 비 논리적인 형태로 전개되며 기본 지식이 제법 많이 필요한 미술과 음악보다는 나는 문학을 권하겠다. 내 마음은 호수라고 마른 하늘에 소리 질러 보자. 그 다음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왜 mind == lake 인지, 그래서 어쨌다는 건지 진지하게! 진지함은 당신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고, 그 자신감이 때로 유령 처럼 튀어나오는 실체 없는 아이디어에 뼈를 붙이는 작업을 할 것이다. 당신이 이런 과정을 즐기고, 일상적으로 반복한다면 당신에게 수천만 달러짜리 창의력이 생겨날 것이다. 뭐, 정 안되면 국어 선생이라도 하고.
2007년 8월 22일 수요일
창의력을 키우고 싶다면 예술을 즐겨라
2007년 7월 2일 월요일
미국인들은 왜 창조적일까?
아시아가 세계의 공장이 된지는 오래되었지만, 최소한 아직도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미국이다. 그 이유는 수 많은 특허와 첨단 기초과학이 다져 놓은 저변에 있다. 어떤 제품, 어떤 기술로 세상을 바꾸려건 간에 그 근본 원리는 미국에서 유래하는 경우가 많다. 굳이 라이센스 비용같은 직접적 요인을 제하더라도, 뭘 할려고 하건 미국을 거쳐야 하는 구조는 엄청난 힘이다. 냉전 팔아 때돈 벌었던 스위스처럼, 진정한 승자란 구질구질하지 않은 법이다.
어떻게 미국인들은 그렇게 훌륭한 저변을 갖추게 되었을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건국 이래 뛰어나고 능력있는 외국인을 자국민으로 받아들인 제도이다. 우수한 대학들이 전 세계의 영재들을 가르치고, 실리콘 밸리는 전 세계의 기린아들을 끌어 모은다. 대영제국이 카피레프트로 보급해 놓은 영어도 이 유입을 가속시켰다. 결국 아메리칸 드림은 이민자만의 것이 아니라 아메리카 자신의 것이기도 하다. 우수한 사람은 우수한 일을 이루는 법이니까. 그러나 단지 뛰어난 사람들을 모아 놓았다는 것이 대단한 창조력의 개발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그건 한국 대학들을 유심히 지켜보면 알 수 있다.
그럼 미국은 어떻게? 내가 볼 때, 미국의 창조성은 다양한 문화권, 다양한 사고방식이 서로의 사고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생물학적으로 설명 하자면, 다양한 개체가 만들어 내는 무한한 진화의 가능성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넓게 분포하는 생물(예컨대 바퀴벌레 같은)들은 어떻게 그리 다양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가? 그들 자신이 우수해서이기도 하지만, 그 만큼 넓게 살면서 다양한 장점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자연계에선 잡종일 수록 강한 법이다. 미국은 처음부터 그렇게 큰 나라 아닌가.
한 가지 더. 미국은 어려서 부터 용돈도 자기가 벌게 하고,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를 보다 보면 못과 판자로 개집이나 헛간을 만들고, 페인트 칠 따위를 하는 광경이 종종 나오는데 한국에선 상상도 하기 힘든 장면. 미국인들이 서바이빙을 더 잘할거란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요는 그들은 어려서부터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에 대한 훈련이 되어있다는 사실이다. 주입십 교육은 어떤 문제에 대한 정답을 강요한다. 때문에 그 정답을 도출하는 '공식'이 중요해진다. 그러나 창조성, 창의성에서 중요한 건 기존의 공식을 벗어나는 독자적인 사고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직접 해결하는 것이 익숙한 미국인이 그런 사고가 발달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 아닐런지.
...물론 근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