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5일 토요일

메모 보단 낙서. 민트패드.

민트패드는 다양한 장점을 지닌 기기이다. 기본적인 기능에 어느 정도 충실하면서도 가격을 최소화 하고, 타 기기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틈새에 승부수를 던지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매우 모범적인 벤처의 상품 설계가 아닌 가 싶다. 물론, 그렇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승부수 중 역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메모 기능이다. 비교적 높은 완성도로 구현되어 있는 기능이며, 실제로 기기 구동시 강조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첫 화면이 메모이며, 모든 기능 작동중에서 메모로 접근이 가능하다). 그러나 메모라는 행위 자체가 본질적으로 얼마나 파괴력 있는 효용인지는 애매하다. 대개의 사람들은 이동 기기에 기록할 만한 것이 그리 많지 않으며, 설령 기록할 것이 많은 사람이라 해도 민트패드로 그것들을 기록하는 데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다. 높은 수준의 인식율에도 불구하고 익숙해 지지 않는 글자 쓰기와, 작은 액정으로 인한 메모량의 한계가 있다는 점등이 그 이유이다. 그렇다면 이 기능은 실패일까?

오히려 나는 이 기능을 낙서라는 형태로 재발견하고 있다. 형광팬과 선으로 슥슥 그려지는 자잘한 그림들은 시간을 보내는 데 더없이 좋은 기능이다. 이것은 디지털화 한 지점토 하나을 손에 쥔 기분이다. 손에 때가 묻지도 않고, 어디든 간편히 들고 다닐 수 있는 지점토. 전문가의 조각품도 아니고, 비싼 재료도 아니다. 단지 가능성만이 열려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지점토는 썩 훌륭한 장난감이다. 민트패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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