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4일 일요일

디자인, 멋 이상의 것.


NTT DOCOMO에서 속칭 에반게리온폰 'SH-064 NERV' 3만대를 한정 판매 했다고 한다. 가격이 9만엔이라는 고가임에도 불구, 예약접수 분량인 2만대가 순식간에 매진되었다고.

물론 막강한 팬덤을 자랑하는 작품이기에 가능한 것일 테고, 혹자는 '오타쿠의 구매력은 대단하군' 정도로 치부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최소한 이 폰 SH-064 NERV는 디자인과 UI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주 무대인 특무기관 네르프의 감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간 몹시 다양한 분야에서 캐릭터와 브랜드를 우려먹으며 돈을 뽑아낸 것과는 달리, 디테일이 살아 있다는 얘기.

이러한 디테일은 단지 외적 미관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소한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즐겼던 한명의 팬으로서 나는, 자연스럽게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느꼈던 감정들과 기억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것은 단순히 기능성, 혹은 사용성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일테다. 추억일 수도 있고, 일체감일 수도 있고.

에반게리온과 같이 직접적으로 스토리텔링을 풀어 놓는 문화 상품이 아니더라도, 어떤 상품이건 그 것만의 스토리가 존재한다. 핵심적인 메세지 말이다. 이에, 디자인은 응답할 필요가 있다. 멋 이상의 디자인은, 그런 것이다.

댓글 3개:

  1. 저는 스토리텔링이라는 상품이라는 점을 생각하기 전에 디자인때문에 살것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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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udens - 2009/06/16 15:54
    스토리텔링을 아는 상태에선 그 디자인의 힘이 배가 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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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에반게리온 핸드폰! 갖고싶어요ㅠㅠ
    에반게리온을 좋아하진 않지만... 디자인이 너무 끌리네요 하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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